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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차 : 투르에서 남프랑스 붉은 도시 알비까지

여행 개요

여행 거점: 알비(Albi) — 프랑스 남서부 타른(Tarn) 지방의 작은 중세 도시
도시의 특징: 타른 강변에 자리 잡은 붉은 벽돌의 도시.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주요 키워드: 붉은 벽돌의 중세 도시. 알비 대성당을 비롯해 마을 전체가 이 지역 특유의 붉은 벽돌로 지어져 있어, 석양 무렵에는 도시 전체가 붉게 물드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 수 있다.
주요 동선:
1.
투르(Tours) → 툴루즈(Toulouse) 경유 → 알비(Albi)
2.
알비 대성당(Cathédrale Sainte-Cécile) → 툴루즈 로트렉 미술관(Musée Toulouse-Lautrec) → 구시가지 산책
여행 시기: 10월 중순
날씨: 투르보다 남쪽이라 다소 따뜻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분위기: 관광객이 적어 중세 마을 특유의 고요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주요 관광지 상세

알비 대성당 Cathédrale Sainte-Cécile d'Albi

"세계에서 가장 큰 벽돌 성당"
건축적 위상: 13세기 말에 착공하여 약 200년에 걸쳐 완성된 세계 최대의 벽돌 성당이다. 외관은 장식 없이 육중한 붉은 벽돌로 쌓아올려져 마치 군사 요새 같은 인상을 준다.
핵심 포인트:
외관과 내부의 극적인 대비: 투박한 외벽과 달리, 내부에 들어서면 천장과 벽면 전체를 뒤덮은 프레스코화와 화려한 장식에 압도당한다. 이 대비가 알비 대성당의 가장 큰 매력이다.
'최후의 심판' 프레스코화: 서쪽 벽면에 그려진 대형 '최후의 심판' 벽화는 중세 프레스코화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오르간 연주: 예배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성당 내부에 울려 퍼지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툴루즈 로트렉 미술관 Musée Toulouse-Lautrec

"고향으로 돌아온 화가 — 로트렉의 생애가 담긴 곳"
건축적 위상: 미술관은 대성당 바로 옆에 자리한 베르비 궁전(Palais de la Berbie)에 입주해 있다. 베르비 궁전은 13세기에 지어진 주교의 거처로, 대성당 못지않게 웅장한 붉은 벽돌 건물이다.
핵심 포인트: 
세계 최대의 로트렉 컬렉션: 로트렉의 초기 스케치부터 유명한 물랭루즈 포스터까지, 1,000점 이상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파리의 밤문화를 생생하게 포착한 그의 시선을 연대순으로 따라갈 수 있다.
베르비 궁전 정원: 미술관이 닫혀 있어도 정원은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프랑스식으로 정돈된 정원 너머로 타른 강과 붉은 지붕의 구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압권이다.

사전 정보 및 공식 사이트

알비 — 주요 방문지

사이트
설명
알비 대성당 공식 홈페이지. 예배 시간·오르간 연주 일정 확인
툴루즈 로트렉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브레이크타임이 있으니 운영 시간 반드시 확인

알비 근교 — 참고 정보

정보
상세
코르드쉬르시엘(Cordes-sur-Ciel)
알비에서 버스로 방문 가능한 중세 언덕 마을. '하늘 위의 코르드'라는 별명답게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다. 알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
툴루즈 출발 당일치기 투어
툴루즈에서 알비까지 당일치기 투어 상품도 있다. 직접 기차로 이동하기 부담스럽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교통 패스 및 이동 전략

필수 어플리케이션

SNCF Connect: 실시간 연착 정보 확인용
Google Maps: 도보 동선 및 버스 정류장 위치 파악용.

이동 실전 팁

투르 → 툴루즈
항목
상세
소요 시간
약 4~5시간
환승
보르도 생장(Bordeaux Saint-Jean)에서 1회
가격
평균 100€ 내외 (비싼 편)
추천
하루를 이동일로 빼두는 것이 좋다
출발역 팁 — Saint-Pierre-des-Corps에서 타자
투르(Tours)역에서 바로 타는 것보다 약 4km 떨어진 생피에르데코르(Saint-Pierre-des-Corps)에서 출발하는 것이 환승 횟수도 적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 투르에서 나베트(navette, 셔틀 열차)를 타면 5분이면 도착한다. 요금은 3.3€. 다만 배차가 자주 있지는 않으니 시간표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환승 주의
생피에르데코르에서 보르도 생장(Bordeaux Saint-Jean)을 거쳐 툴루즈에 도착하는 루트다.
연착이 잦은 편이므로, 환승 시간이 넉넉한 열차를 예매하는 것이 좋다. 직접 탔을 때도 살짝 연착이 있었지만, 환승 시간에 여유가 있어 문제되지는 않았다.
TER은 통로와 좌석 간격이 좁은 편이다. 캐리어는 선반 위에 올려야 하는데, 혼자서 무거운 짐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툴루즈역 주의사항
짐 보관: 툴루즈 마타비오(Toulouse-Matabiau) 역에는 짐 보관소가 마땅치 않다. 환승 대기 중 짐을 맡기고 시내에서 식사하려는 계획은 어려울 수 있다.
역 분위기: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많은 편이지만, 역 주변에 구걸하는 사람이 있으니 소지품에 주의하자.
툴루즈 → 알비
항목
상세
소요 시간
약 1시간
열차
TER (지역 열차)
가격
특가 시 5€부터
이동 시 주의사항
좌석 확보 필수. 특가 티켓(5€ 등)이 풀리는 시간대에는 사람이 몰려 입석으로 1시간을 버텨야 할 수 있다. 일찍 탑승해서 반드시 자리를 잡자.
알비 현지 이동
알비역 → 구시가지: 알비역은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도보로 약 15~20분 소요.
치안: 늦은 시간에 도착해 숙소까지 걸어갔지만 위험한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

여행 이야기

투르에서 알비로

투르에서 알비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기차를 두 번 갈아타야 하고, 5~6시간은 족히 걸린다. 하루를 통째로 이동에 할애해야 한다.
프랑스 지방 열차는 통로가 좁고 좌석 간격도 넉넉하지 않다. 캐리어 보관 장소에 자리가 없다면 머리 위 선반에 올려야 하는데, 혼자서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리는 건 꽤 힘든 일이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애초에 짐을 가볍게 꾸리는 편이 낫다.
보르도 생장 역
보르도 생장에서 갈아탄 기차
툴루즈에서 알비행 열차로 갈아타는데, 환승 대기 시간이 좀 있었다. 짐을 어딘가에 맡기고 툴루즈 시내에서 저녁이라도 먹으려 했지만, 역에 짐 보관 시설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캐리어를 끌고 역 주변을 서성이다 시간을 보냈다. 툴루즈역은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제법 있었지만, 구걸하는 사람도 눈에 띄어 소지품은 신경 쓰는 편이 좋다.
툴루즈에서 알비로 가는 기차 내부
툴루즈에서 알비까지는 TER로 약 1시간. 5유로 특가 티켓을 잡아서 좋아했는데, 싼 데는 이유가 있었다. 칸 안이 사람으로 가득 차서, 자리를 못 잡으면 1시간을 서서 가야 한다. 반드시 일찍 탑승해서 좌석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알비역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었다. 역은 구시가지에서 떨어져 있어, 숙소까지 15분 정도를 걸어야 했다. 나는 중심부 약간 외곽의 이비스(ibis)에 숙소를 잡았는데, 밤길이었지만 위험한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조용한 주택가 사이로 가로등이 켜진 길을 따라 걸으니 금세 숙소에 도착했다.
긴 이동이었지만, 다음 날 아침 마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고생한 보람이 있었구나 싶었다.

알비 대성당

다음 날 아침, 숙소에서 나와 구시가지 쪽으로 걸었다. 알비의 구시가지는 작다. 붉은 벽돌로 된 건물들 사이로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이어지는데, 특별한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당이 있는 광장에 다다른다.
알비 대성당
알비 대성당 입구
알비 대성당 내부
알비 대성당 내부
알비 대성당은 멀리서 보면 성당이라기보다 요새에 가깝다. 장식 없이 붉은 벽돌만으로 쌓아올린 외벽이 투박하고 육중하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입이 벌어진다. 외관의 무뚝뚝함과 달리, 내부는 천장부터 벽면까지 프레스코화와 장식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극적인 대비가 알비 대성당의 가장 큰 매력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벽돌 성당이라는 타이틀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내부에 서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실감하게 된다.
입장은 예배당 구역까지는 무료이고, 성물과 내부를 더 깊이 보고 싶다면 별도의 입장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예배당만 보아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특히 예배 시간에 맞춰 들어가면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 벽돌 벽에 울려 퍼지는 오르간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우는 경험은 이곳이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다.
성당을 나와 주변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프랑스 지방 도시의 레스토랑은 점심시간이 지나면 브레이크타임에 들어간다. 대략 14시 이후부터 저녁 영업 전까지 문을 닫는 곳이 많으니, 점심을 먹을 계획이라면 시간을 맞춰야 한다.
구시가지 자체도 걸어 다니는 재미가 있다. 중세 시대의 골목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어, 좁은 길 사이로 작은 상점과 카페, 갤러리가 숨어 있다.
알비 구시가지
알비 구시가지

툴루즈 로트렉 미술관

대성당 바로 옆에 자리한 베르비 궁전(Palais de la Berbie) 안에 툴루즈 로트렉 미술관이 있다. 알비에서 태어난 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미술관도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방문 전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자. 나는 도착했을 때 마침 휴식 시간이어서 미술관은 닫혀 있었지만, 다행히 정원은 열려 있었다.
베르비 궁전에서 바라본 풍경
베르비 궁전 정원
베르비 궁전
베르비 궁전
그리고 이 정원이, 솔직히 말하면 미술관 못지않게 좋았다. 프랑스식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 끝에 서면 타른 강과 구시가지의 붉은 지붕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알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꼽으라면 이곳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미술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정원만큼은 꼭 둘러보길 추천한다.
미술관 내부에는 로트렉의 초기 스케치부터 유명한 물랭루즈 포스터, 석판화까지 시기별로 정리되어 있다. 파리의 카바레와 밤문화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한 그의 작품들을 고향인 알비에서 본다는 것이 묘한 기분이었다. 화려한 파리를 그리던 화가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이렇게 고요하고 소박한 붉은 벽돌 마을이었구나. 로트렉의 팬이라면 반드시 들러볼 만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베르비 궁전의 건축과 정원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방문이다.

돌아오는 길

한국에서 알비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파리도, 니스도, 프로방스도 아닌 이 작은 도시를 일부러 찾아오는 한국인 여행자는 드물다. 6년 전 오르세 미술관에서 본 로트렉의 작품에 반해 툴루즈까지 왔었는데, 기차 연착으로 알비행을 포기해야 했다. 그때 못 이룬 방문을 6년 만에 해낸 셈이다. 오래 품고 있던 여행일수록, 도착했을 때의 기쁨은 크다.